'진해하면 생각나는 것은 무엇입니까?'라고 물어보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십중팔구 벚꽃, 군항제, 해군 도시라고 대답합니다. 군항제와 군항으로 워낙 유명하니 이상할 것도 없는 일이기도 합니다. 그런데요, 경남 진해에도 읍성이 있다는 사실을 아시나요? 바로 창원시 진해구 성내동에 위치한 조선시대의 읍성지인 ‘웅천읍성’입니다.
조선왕조실록에 의하면 웅천읍성은 남해안 지역에 출몰하는 왜구와 인접해 있었던 '제포 왜관'의 왜인들을 통제하기 위해 세종 16년(1434년)에 군사적인 기능과 행정적인 기능이 복합되어 축조된 연해 읍성입니다. 아울러 임진왜란 이후 조선군의 대 일본 방어의 최일선 기지 역할을 수행한 역사적으로도 중요한 성곽이라고 합니다.
사실 '진해 웅천읍성'에 대해서는 진해 주민들 조차도 잘 모르는 분들이 많은데요, '웅천읍성'은 경상남도 기념물 제15호로 지정되어 있으며, 아직 한창 복원 중에 있다고 하여 방문했습니다.
▼ 진해 ‘웅천읍성’의 모습
웅천읍성 공영주차장에 도착하면 먼저 성곽 주변으로 잘 정비된 산책길과 문루, 그리고 성곽 주변의 해자(垓字)의 모습이 눈길을 끕니다. 해자(垓字)는 성벽 주변에 인공적으로 땅을 파서 고랑을 내거나 자연 하천 등을 활용하여 적이 쉽게 성에 도달하지 못하도록 성의 방어력을 높이기 위해 만든 방어 시설입니다.
▼ 웅천읍성 성곽 주변으로 설치되어 있는 해자(垓字)
해자(垓字)를 따라 걷다 보니 특이한 목책 다리가 나옵니다. 바로 ‘해자 조교’인데요, 해자를 출입하는 조선시대 읍성의 보편적인 시설 중 하나입니다.
▼ ‘해자 조교’의 모습
해자 조교와 동문루를 지나 계속 걷다보니 ‘치성’이 나왔습니다. 치성은 성문을 보호하기 위해 만든 적대의 기반 시설입니다. 적대는 성문을 공격하는 적을 방어하기 위해 성문 좌우 옆에 있는 치성 위에 세운 시설로써, 여기서 다가온 적들의 동태를 살피고, 공격할 수 있는 시설입니다. 현재 치성은 돌 기단만 남아있는데요, 아마도 이 기단 위에 누각 같은 적대 건물이 있었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 사진 오른쪽에 보이는 것이 치성!
치성까지 둘러보고 성문 쪽으로 발걸음을 돌렸습니다. 문루 앞에는 둥근 모양의 성곽이 튀어나와 있었는데요, 바로 ‘옹성’입니다. 옹성이란 성문을 엄호하기 위해 성문 바깥쪽에 반원형으로 쌓은 성곽입니다.
▼ 치성에 바라본 성문과 옹성의 모습!
▼ 성문에서 내려다 본 ‘옹성’의 모습
옹성을 찬찬히 둘러본 후 문루에 올랐습니다. 문루는 성문의 출입통로 상부에 마련된 루(樓)가 있는 건물로써, 성내외의 출입을 통제하고, 전투시에는 지휘소로 이용되는 건물입니다. 웅천읍성에도 견룡문(見龍門, 동문) 우호문(郵虎門, 서문), 진남루(鎭南樓, 남문), 공신문(拱宸門, 북문)등 4대문이 있었는데요, 이 곳은 동쪽에 있는 동문루로써 '견룡문(見龍門)'이라고 부른답니다.
▼ 성문 앞에서 바라 본 동문루의 모습! 견룡문(見龍門)이라는 편액이 보이네요^^
▼ 성문을 통과하면, 견룡문으로 오를수있는 목책 계단이 나오는데요, 왠지 이질감이 느껴져 실망스러웠습니다.
견룡문에 올라서 성곽 위를 거닐며 경치를 살폈습니다. 울퉁불퉁한 돌들로 만들어진 성곽을 걷기에는 다소 불편합니다. 아울러 안전시설이 별로 없어 조심해서 걸어야 합니다.
▼ 성곽위에서 바라본 견룡문의 모습
▼옹성위에서 바라본 견룡문의 모습
견룡문과 마주한 옹성위에서 바라본 성곽의 모습은 아름다웠습니다. 아울러 초록이 내려 앉은 해자와 산책길의 모습도 꽤 인상적이었는데요, 성곽위에 서있노라니 시원한 바람이 불어와 더위를 식혀주기도 한답니다^^
▼ 옹성 위에서 주차장 방향으로 바라본 모습
▼ 옹성 위에서 치성방향으로 바라본 모습! 성벽 끝에 튀어난 곳이 치성입니다^^
진해 '웅천읍성'을 순천 낙안읍성이나 서산 해미읍성처럼 생각하면 곤란합니다. 왜냐하면, 견룡문 안쪽에 들어서면 조선 시대의 기와집이나 초가집의 모습이 아닌 현재의 마을 모습이 나타나기 때문입니다. 심지어 우체국이 바로 보이기도 하는데요, 아직은 개발이 완료되지 않은 탓이랍니다.
▼ 견룡문에서 바라본 웅천읍성 안쪽의 모습!
현재 진해 웅천읍성의 모습은 동쪽 성곽만 복원된 상태라고 할 수 있습니다. 2020년까지 복원할 계획인 웅천 읍성은 조감도처럼 완벽하게 복원되려면 좀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러나 조금 늦더라도 하나씩 하나씩 제대로 복원해 나간다면, 진해 지역의 새로운 관광 명소는 물론 후손들에게도 좋은 문화 유산이 될 것 같습니다^^
< 본 내용은 경상남도 공식블로그 경남이야기에 송고한 내용을 일부 수정.편집하였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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