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이 품고 있는 천년고찰이 있습니다. 지역에서 가장 높은 불모산 자락에 위치한 성주사 입니다. 불모산은 한자로 '佛母山' 으로 표기합니다. 불모(佛母)는 부처의 어머니인 '마야부인'을 뜻하는데요, 그 만큼 불교와는 깊은 관계가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ㅎ
성주사는 통일 신라시대의 승려 무염이 흥덕왕 10년인 835년에 창건한 천년고찰입니다. 임진왜란 당시에 다시 절을 짓기 위해 쌓아 둔 목재를 밤 사이 곰들이 이 자리에 옮겨 놓았다고 해서 '곰절'이라고 합니다.
주차장에 도착하니 거대한 금탑이 눈에 띕니다. 매년 ‘부처님 오시는 날’이 되면 창원광장에 설치하던 바로 그 탑입니다. 이렇게 다시 보니 반갑네요~~ ㅎㅎ
주차장 뒤편으로 계곡이 있습니다. 얼마나 날씨가 추웠는지 계곡물이 꽁꽁 얼었습니다. 평소 포근한 날씨를 자랑하는 창원 지역에서는 상당히 낮선 모습입니다. ~
주차장을 나와 울창한 나무 사이를 따라 걸어 봅니다. 나무 잎들이 다 떨어져 을씨년스럽지만 조용한 분위기는 참 좋습니다. ㅎㅎ
길 끝에 도착하면 성주사 입구가 나타납니다. 그 곳에 작은 약수터와 연못이 있는데, 추운 날씨 탓에 꽁꽁 얼어붙었습니다. 창원에서 이런 모습을 보게 되다니, 날씨가 춥긴 추운 모양입니다. ㅎㅎ
약수터를 지나면 종각이 있습니다. 높이 1m 정도의 '성주사 동종' 입니다. 안내문을 살펴보니 경남 문화재자료 제267호로 지정 관리 중이라고 합니다.
동종각을 지나니 흰 코끼리와 흰 곰 모양의 대형 조형물이 나타납니다. 불교에서 흰 코끼리는 신성한 존재이니 그렇다쳐도, 흰 곰은 왜 여기 있는지 모를 일입니다. 아마도 성주사의 다른 이름인 '곰절'과 관련된 것이 아닌지 추측해 볼 뿐입니다. ㅎㅎ
흰 코끼리와 곰 조형물을 지나면 사찰로 들어서는 사천왕문이 나타납니다. 그런데.... 이곳에는 사천왕상이 없습니다. 아마도 코끼리와 곰 조형물이 대신하는 것 같습니다. ㅎㅎ
사천왕문을 통과하면 다시 작은 분수 연못이 나타납니다. 분수가 가동 중인데, 강추위로 인해 주변이 꽁꽁 얼어붙어 이채롭습니다. 하지만 분수 연못과 뒷편 누각이 어우러지는 모습이 운치있습니다. ㅎ
사천왕문을 지나 중심 전각으로 가야 하지만 갈 수 없습니다. 대신 사천왕문 오른쪽에 있는 성주사 33계단을 이용해야 합니다. 33계단은 불교의 우주관인 33천의 도리천을 의미한다고 합니다~
▼성주사 33계단의 모습
▼성주사 33계단에서 바라본 누각과 분수 연못 모습
성주사 33계단을 따라 올라가니 뜻밖의 예쁜 모습이 보입니다. 두 마리의 복돼지 (?) 조형물 주변으로 소망등이 달려있습니다. 앙증맞은 크기의 알록달록 소망등이 참 예쁩니다. 게다가 각자의 소원을 담은 낙엽 모양의 노란 쪽지도 예쁘네요~
소망등을 지나 대웅전과 법당이 자리 잡고 있는 큰 마당으로 들어서니, 고즈넉한 사찰의 분위기가 그대로 전해져 옵니다. 천천히 마당을 둘러봅니다...ㅎ
마당을 한 바퀴 들러본 후 찬찬하 건물을 살펴봤습니다. 제일 먼저 찾은 곳은 성주사 33계단을 오르면 바로 왼쪽에 나타나는 마하루(摩訶樓) 입니다. 성주사의 종무실이 있는 곳입니다.^^
처음에는 건물 이름이 '마가루' 인줄 알았습니다. 한자 '訶'는 '꾸짖을 가'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불교에선 이를 '하'로 발음하며, '마하(摩訶)' 는 '위대함', '뛰어남'을 이르는 말이라고 하는군요;;
마하루를 지나면 범종루가 있습니다. 사찰에서 타종하는 범종이 있는 곳이지요~~ 안으로 들어갈 수 없어 밖에서 범종의 모습을 살펴봤습니다. 범종에 새겨진 한글 문구가 꽤나 인상적이었답니다. ㅎ
범종루 옆에 있는 큰 건물이 '안심료' 입니다. 스님들의 생활 공간입니다. 당연히 들어갈 수 없지만, 밖에서 바라보는 안심료의 단청이 아름답습니다. 때마침 들려오는 풍경 소리도 참 편안합니다.
안심료와 마주보는 큰 건물은 '설법전' 입니다. 스님들께서 설법을 듣고 공부하는 곳입니다. 유명 사찰답게 설법전의 규모가 꽤 있습니다.
설법전을 둘러 본 대웅전으로 향하다가 예사롭지 않은 석탑 앞에서 발걸음을 멈췄습니다. 경상남도 유형문자재 제25호로 지정 관리 중인 '성주사 삼층석탑' 입니다. 통일 신라 시대의 석탑 양식을 계승하고 있는 고려시대 석탑이라고 합니다. 앞으로도 잘 관리했으면 좋겠네요~
경상남도 유형문화재 제134호인 성주사 대웅전 입니다. 지금의 대웅전은 숙종 7년인 1681년에 중건한 것으로, 보물 제1729호인 목조 석가여래 삼불좌상이 봉안되어 있습니다. 비록 창건 당시의 모습은 아닐지라도 천년고찰답게 고풍스러운 기품이 넘쳐 납니다.
대웅전 내부 모습은 사진 촬영을 할수 없어 눈으로만 담고 주변을 살펴봤습니다. 대웅전 외벽의 곰이 등장하는 벽화가 인상적입니다. 아마도 성주사 중건 당시의 전설과 관련된 내용인 듯합니다. '곰절'이라고 불리는 성주사 다운 벽화인 것 같습니다.
대웅전 오른쪽에 있는 영산전입니다. 경상남도 유형문화제 제500호인 석조 석가삼존 십육나한상을 비롯한 25구의 불상이 봉안되어 있습니다. 사진으로 담을 수 없어 눈으로만 담아봅니다.ㅎ
대웅전 왼편에 자리잡고 있는 삼성각 입니다. 내부에는 천신, 산신, 독성신을 모시고 있는데, '삼신각'이라고도 합니다. 주로 방문객들이 소원을 비는 곳입니다.
사실 삼성각은 불교 보다는 우리 민족의 '천지인' 사상과 관련이 있습니다. 어떤 사찰에는 천신을 모시는 칠성각, 지신을 모시는 산신각, 인신을 모시는 독성각이 있기도 한데요, 이 셋을 모아 둔 곳이 '삼성각'이랍니다.
삼성각 까지 둘러보고 돌아서니 저 멀리 불모산이 보입니다. 청명한 날씨 탓에 802m 정상에 있는 통신 기지국도 선명하게 보입니다. 왠지 정상까지 올라가 보고 싶어 집니다. ㅎㅎ
중생을 구워해주는 지장보살을 모시고 있는 '지장전'을 찾았습니다. 이 곳에는 부처의 가르침으로 지옥에서 고통받는 중생을 구제하는 모습을 그린 '감로왕도' 가 있습니다. 보물 제1732호로 지정된 문화재이지만, 내부를 볼 수 없는 탓에 불화를 감상할 수 없어 아쉬웠습니다. ㅎ
다음으로 찾은 곳은 '관음전' 입니다. 부처의 자비심을 상징하는 관음보살을 모시고 있는 곳입니다. 이곳에는 경상남도 유형문 제335호인 관음보살 입상이 봉안되어 있습니다. 고려시대에 제작된 불상인데요, 눈으로만 즐겼습니다.
성주사를 한 바퀴 들러보고 나온 길에 재밌는 모습들이 보입니다. 구석구석에 있는 동자승 인형들입니다. 그 모습이 참 귀엽고 예쁩니다. ㅎ
성주사를 나서면서 불모산 정상에 있는 전망대로 향했습니다. 승용차로 정상까지 갈 수 있는 불모산 임도가 공사를 이유로 재 작년부터 통제중이지만, 주말에는 개방한다는 소식을 들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불모산 임도는 여전히 막혀 있었습니다. 빨리 개방해 주면 좋으려만...ㅜ
여전히 코로나가 기승을 부리는 2021년 새해 입니다. 늘 조심하며 방역 수칙을 준수하고 있지만 집콕으로 힘들 때 도 많습니다. 가슴이 답답하고 마음이 힘들때 아주 가끔은 조용한 사찰을 찾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삼성각 안에는 천신, 산신, 독성신을 모시고 있는 있어 삼신각이라고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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