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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짝 핀 밀양향교 매화꽃! 화사하고 단아한 봄을 피워 올리는 곳! ( 밀양향교 매화나무 / 밀양 매화꽃명소 )

by 이청득심 2026. 3. 6.

   전남 순천 탐매마을의 홍매화와 함께 첫 봄의 설렘을 만끽했다면, 이번엔 조금 다른 결의 봄을 찾아 나섰습니다. 화려함 대신 화사하고 고즈넉한 봄을 마주할 수 있는 경남 밀양의 '밀양향교'입니다. 단아한 한옥과 어우러져 활짝 핀 매화나무가, 향교 특유의 정갈한 고요 속에서 조용히 봄을 피워 올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밀양향교는 밀성(密城) 손(孫)씨 집성마을이 자리한 밀양 시내 교동에 있습니다. 제 서식지에서 한 시간 남짓, 부담 없이 길을 나설 수 있는 거리입니다. 향교로 향하는 길은 좁고 주차 공간도 넉넉지 않아, 멀찍이 차를 세우고 천천히 걸어 들어갔습니다. 입구에 다다르자, 한옥 지붕 너머로 활짝 핀 매화꽃이 먼저 눈에 들어와 반겨주었습니다

   매화꽃이 반기는 곳은 밀양향교의 전교당입니다. 향교의 관리동으로, 뒷 담벼락에 오래된 매화나무 한 그루가 자리를 지키고 있습니다. 돌계단과 나무대문, 그리고 한옥의 선이 어우러진 풍경은 화려하면서도 단아한 아름다움을 품고 있습니다. 그 아름다움을 담으려는 방문객들로 전교당 앞은 이미 북새통으로, 고즈넉한 향교가 잠시 활기로 들썩입니다.ㅎ

  방문객들 사이에서 차례를 기다리며 천천히 매화를 살펴봅니다. 세월에 짙게 물든 목조 건물과 흙담, 그 위로 흐드러지게 핀 순백의 매화가 만들어내는 대비가 환상적입니다. 화려한 도심의 꽃놀이와는 결이 다른, 기품 있고 우아한 멋이 온몸으로 느껴집니다. 선비의 지조를 닮은 듯, 고고하면서도 강인한 매화의 자태를 조심스레 렌즈에 담아봅니다.

   드디어 우리 차례입니다. 밀양향교 매화 속으로 전속 모델을 살며시 앞세워 봅니다. 일부러 챙겨 온 빨간 우산이 순백의 매화와 어우러져 그림처럼 잘 어울립니다. 은은한 매화 향기에 취해, 찾아온 봄을 온몸으로 만끽해 봅니다

    매화를 실컷 눈에 담은 후, 바로 옆 명륜당으로 발걸음을 옮깁니다. 담벼락 너머로 활짝 피어난 매화나무가 눈길을 끕니다. 담벼락과 명륜당 마루에 걸터앉아 매화를 담아볼 요량이었건만, 여기도 어김없이 긴 대기줄이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향교는 조선시대 지방 교육을 담당하던 공간입니다. 밀양향교는 1100년경에 처음 세워졌으나 임진왜란으로 로 소실된 후, 1618년에 중건되었습니다. 명륜당은 유생들이 학문을 갈고닦던 곳으로, 정면 5칸 측면 2칸의 단아한 규모를 갖추고 있습니다.  책을 읽던 옛 유생들의 모습을 떠올리며, 조용히 셔터를 눌러봅니다.

  명륜당 앞에 서서 천천히 주변을 둘러봅니다. 맞은편에는 대문 역할을 하는 2층 누각 '풍화루(風化樓)'가 서 있고, 명륜당과 풍화루를 잇는 중심축 양쪽으로는 유생들의 기숙사였던 동재와 서재가 자리합니다. 흥미로운 것은 서재가 지금은 작은 도서관으로 활용된다는 점입니다. 옛 유생들이 글을 읽던 공간이 오늘날에도 여전히 책과 함께하고 있으니, 참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절로 듭니다

▼ 풍화루

▼ 동재

▼ 서재

    명륜당 바로 옆에는 제향 공간인 대성전이 있습니다. 보통의 향교는 명륜당 뒤쪽에 대성전을 두는 전학후묘(前學後廟) 형태인데, 밀양향교는 나란히 배치된 좌묘우학(左廟右學) 형태로 조금 특이합니다. 찬찬히 살펴보고 싶었지만 시간이 여의치 않아 다음을 기약했습니다. 향교를 나서는데, 입구의 노란 산수유가 눈길을 붙잡습니다. 잠시 발걸음을 멈추고 그 작은 봄빛을  담아봅니다

    어쩌면 봄은, 눈보다 마음이 먼저 알아보는 계절인지도 모릅니다. 밀양향교의 매화는 소리 없이 피어나 조용히 그 사실을 전합니다. 기와지붕의 완만한 곡선, 나무기둥에 새겨진 세월의 결, 모든 것이 절제된 공간 속에서 봄은 수수하고 단아하게 피어 있습니다. 방문당시 밀양향교 매화의 개화율은 대략 70~80%였는데,  지금쯤은 활짝 피었을 것 같습니다.  복잡한 일상에서 벗어나 고즈넉하고 품격 있는 봄을 만나고 싶다면, 밀양향교로 발걸음을 옮겨보시는 건 어떨까요?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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