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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과 함께라면

근대 역사가 머무는 순천 선교마을 주거구역! 매곡동 탐매마을 홍매화와 함께 즐겨보세요!( 선교사 마을 / 매곡동 탐매축제 / 순천시기독교역사박물관 / 근대문화의 길 )

by 이청득심 2026. 3. 4.

  순천 매곡동 탐매마을에서 올 올해의 첫 봄을 알린 홍매화를 즐겼습니다. 구 삼산중학교의 화려한 벽화 앞에서 한참을 머문 뒤, 발걸음은 자연스레 ‘선교마을 주거구역’으로 향했습니다. 일명 ‘선교사 마을’이라 불리는 이곳은, 근대의 시간을 품은 서양식 건물들이 고요히 서 있는 이색적인 공간입니다.

   선교마을은 ‘근대문화의 길’이 이어지는 매곡동, 순천매산여고 위쪽에 자리합니다. 내비게이션에는 ‘순천시기독교역사박물관’을 입력하면 찾기 쉽고, 구 삼산중학교 옹벽에서 서쪽으로 걸어서 5분 남짓이면 닿을 수 있습니다. 1913년 조성된 이곳은 순천에 머물던 선교사들의 주거 공간이었습니다. 지금도 프레스턴, 코잇, 크레인(현 더함 선교사 가옥) 가옥이 남아 그 시절의 시간을 고스란히 전합니다. 입구의 안내판을 읽은 뒤, 그들의 생활 공간 속으로 들어섭니다.

   주거 공간에서 가장 먼저 시선을 사로잡는 건 ‘애양원 재활직업보도소 석조 교사’입니다. 1954년에 지어진 이 건물은 전남 동부지역 최초의 장애인 직업학교로 운영되었던 곳 입니다. 한센병 치료에 머물렀던 애양원의 의료 사역이 장애인 사회 재활로 확장되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공간입니다. 내부를 둘러볼 수 없어, 바깥에서 그 시간을 조용히 바라봅니다.

    맞은편에는 3층 규모의 콘크리트 건물이 서 있습니다. 애양원 재활직업보도소 신교사로, 장애인 직업교육이 활기를 띠던 1985년에 새롭게 지어진 공간입니다. 무엇보다 건축 당시부터 무장애 시설로 설계되었다는 점이 놀랍습니다. 그런데 묘한 기분이 듭니다. 단정한 콘크리트 신관보다, 차곡차곡 돌을 쌓아 올린 구관이 더 단단해 보이는 건 왜일까요? ㅎㅎㅎ

    교사를 지나 길을 따라 걸어봅니다. 양옆으로 우거진 노거수들이 먼저 반겨주고, 그 사이에서 유난히 큰 소나무를 만납니다. 우리가 산에서 보아온 소나무와는 어딘가 다른 분위기입니다. 푯말을 보니 이름은 ‘대왕소나무’. 원산지가 북아메리카 남동부입니다. 아마도 이곳의 선교사들이 들여와 심었던 것 같습니다. 낯선 땅에 뿌리내린 긴 시간을 떠올리니, 괜히 더 깊은 눈길이 머뭅니다.

   이윽고 ‘더함 선교사 가옥’에 도착합니다. 1913년 건립 이후 1937년까지는 크레인 박사 가족이 거주해 ‘크레인 선교사 가옥’으로 불렸던 곳입니다. 이후 1971년부터 1985년까지 마지막 선교사였던 더함 선교사 부부가 머물며, 지금의 이름으로 남게 되었습니다. 이국적인 건물과 단정한 조경이 어우러진 공간에 서니, 그 시절의 공기와 숨결이 조용히 전해지는 듯합니다. 

   '더함 선교사 가옥’ 아래에는 ‘구)순천선교부 외국인 어린이학교’가 자리합니다. 1913년에 세워진 이 건물은 선교사 자녀들을 위한 초등 교육기관이었고, 1970~90년대에는 애양원 재활직업보도소의 예배처로 사용되었습니다. 회색 벽돌로 지어진 외관은 주변의 석조 선교사 가옥들과 대비를 이루며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이러한 조형적 가치를 인정받아 2004년 국가등록문화재로 지정되었습니다. 

   '더함 선교사 가옥’  한켠, 수양매 나무 앞에는 작은 의자 하나가 놓여 있습니다. 아직 꽃이 피지 않아 아쉬웠지만, 가지마다 매화가 흐드러질 때면 이곳은 분명 가장 아름다운 사진 포인트가 될것 같습니다. ㅎ.

  다음으로 마주한 곳은 ‘코잇 선교사 가옥’입니다. 1913년에 건립된 순천선교부 초기 주택으로, 개척 선교사로 이 땅을 찾았던 코잇 선교사가 오랫동안 머물렀던 공간입니다. 여러 선교사들이 거쳐 가며 선교부의 중심 가옥 역할을 했던 이곳은, 그 가치를 인정받아 2005년 전라남도 문화재자료로 지정되었습니다. 묵직한 시간의 결이 고스란히 배어 있는, 조용하지만 의미 깊은 자리입니다.

  이윽고 순천매산여자고등학교 교정 안에 자리한 ‘프레스턴 가옥’을 찾았습니다. 1913년, 순천에 가장 먼저 세워진 선교사 가옥으로 국가등록문화재에 지정된 건물입니다. 옥천의 화강암, 일명 호랑이석으로 외벽을 쌓고 그 위에 한식 기와를 얹은 한양 절충식 구조가 인상적입니다. 순천 선교부 개설을 이끌었던 프레스턴 선교사가 오랫동안 머물렀던 공간으로, 지금은 매산여고 어학실로 사용되며 또 다른 배움의 시간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프레스턴 가옥을 둘러본 뒤 순천매산여고를 나서면, 건너편에서 독특한 자전거 조형물이 시선을 붙잡습니다. 2016 마을미술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설치된 ‘천사의 자전거’입니다. 선교사들이 이 땅에 처음 들여왔던 자전거를 모티브로 제작된 작품입니다. 도로를 따라 하나씩 이어지는 예술 작품들을 천천히 살펴보는 재미도 꽤 쏠쏠합니다.ㅎ

  도로를 따라 내려가면, 투명 유리관 안에 전시된 한 대의 자동차를 마주합니다. 바로 랜드로버입니다. 순천의 ‘검정고무신’이라 불릴 만큼 지역 곳곳을 누비며 복음 전파에 힘썼던 인휴 선교사가 타고 다녔던 차량과 같은 모델이라고 합니다. 맞은편에는 돌담장이 서 있습니다. 마치 그 시절에도 그대로 있었을 것만 같은 풍경입니다.  돌담 사이 길로 사라지는 랜드로버의 모습을 상상해 보며, 다시 매곡동 탐매마을로 돌아왔습니다.

  시간에 쫓겨 선교마을 옆 ‘순천시기독교역사박물관’은 다음을 기약했습니다.  탐매마을이 자연의 시간이라면, 선교마을은 사람의 시간이라 하겠습니다. 꽃이 피는 마을에서, 역사가 머무는 마을로 넘어오는 이 곳이 꽤나 의미 있게 느껴집니다.  3월 7일부터 매곡동 탐매축제가 시작됩니다. 홍매화의 붉은 기운을 누리신 뒤, 근대문화의 길을 따라 선교마을까지 꼭 걸어보시길 바랍니다. 꽃이 먼저 피고 나면, 그 다음은 사람이 이야기를 남기니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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