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 매곡동 탐매마을에서 첫 봄 홍매화의 붉은 설레임을 즐기다 보니, 어느덧 기분 좋은 허기가 찾아옵니다. 꽃구경도 식후경 아니겠습니까?ㅎ 언제나 그렇듯 여행의 완성은 지역이 맛을 만나는 것입니다. 그것이 지역 맛집이라면 금상첨화죠. 마침 차를 세워 두었던 웃장시장에 국밥거리가 있습니다.


발걸음은 자연스레 웃장시장 국밥거리로 향합니다. 시장 입구에서 마주한 '100년 전통, 순천 웃으며 장보는 길'이란 문구가 재밌습니다. 웃장은 '위쪽에 있는 장'이란 뜻으로 '윗장'의 방언입니다. 원래는 순천 구도심의 북쪽(위쪽)에 자리잡은 100년 역사의 전통시장인 순천 북부시장이었습니다. 같은 의미로 3km 남쪽에는 '순천 남부시장'이였던 '순천 아랫장'이 있습니다.


5일과 10일, 장날의 활기가 잠시 비껴간 웃장은 고요한 평온함이 감돕니다. 조금 늦은 오후, 장날이 아니기에 더욱 한적해진 시장통을 느긋한 걸음으로 거닐어 봅니다. 전국 최대 규모의 국밥거리답게 즐비하게 늘어선 국밥집들 사이에서, 오늘은 어느 집을 선택할지 즐거운 고민에 빠집니다.ㅎ


많은 간판 사이에서 발길을 멈춰 세운 곳은 '성수국밥'입니다. 국밥 골목 초입에 위치한 이곳은, 무엇보다 국밥에 듬직하게 담긴 인삼 사진에 마음이 끌렸기 때문입니다. 설레는 마음으로 자리를 잡고 앉아, 지체 없이 오늘의 든든한 한 끼를 주문해 봅니다.ㅎ


주문을 마친 후 찬찬히 실내를 살펴봅니다. 아담한 공간이지만, 벽면을 빼곡히 채운 손님들의 낙서에서 정겨운 세월의 흔적이 느껴집니다. 벽 한쪽에는 'KBS 6시 내고향' 방영 화면과 가수 설운도의 사진, 그리고 친필 사인이 걸려 있습니다. 이름난 맛집을 제대로 찾아온 것 같아, 기분 좋은 기대감이 몽글몽글 피어오릅니다.





이윽고 상이 차려집니다. 기다리던 국밥 대신 김이 모락모락 나는 모듬수육과 순대 한 접시가 먼저 올라옵니다. 순간 당황해 "사장님, 저희 수육 주문 안 했는데요?"라고 말씀드렸습니다. 그랬더니 사장님께서는 인자한 미소로 '그냥 드셔요~'라며 벽면 한쪽을 가리키십니다. 그 손가락을 따라가보니... 아 글쎄, 이 푸짐한 수육과 순대가 전부 덤으로 나오는 '서비스'였던 것입니다!ㅋ



국밥이 나오기도 전, 에피타이저라고 하기엔 너무나 융숭한 대접입니다. 생각지 못한 선물 같은 상차림에 마음이 먼저 일렁입니다. 우선 눈으로 이 풍성함을 즐긴 뒤, 순대 한 점을 집어 봅니다. 두툼한 수육 곁에서 붉은 자태를 뽐내는 순대를 막장에 푹 찍어 입에 넣으니, 쫄깃한 식감 뒤로 밀려오는 구수한 풍미가 참으로 정겹습니다.ㅎ



다음은 정갈하게 삶아진 수육 차례입니다. 부추와 알배추를 곁들여 먹어보라는 사장님의 권유를 어찌 거절할 수 있을까요^^. 여기에 새우젓을 살짝 올리니 그야말로 '꿀맛' 그 자체입니다. 짭조름한 바다 향을 머금은 새우젓과 담백하고 부드러운 고기 그리고 부드럽게 데쳐진 알배추와 부추가 입안에서 맛있는 하모니를 이루며, 사르르 녹아내리는 풍미에 절로 미소가 지어집니다.ㅎ




마침내 국밥이 위용을 드러냅니다. 뚝배기 위로 큼직막한 인삼 조각이 시선을 붙잡습니다. 일반적인 돼지국밥의 뽀얀 국물과는 달리, 맑고 투명한 육수가 '성수국밥'만의 특별한 자부심인 듯합니다. 그릇 가득 채운 고기 양 또한 놀랍습니다. 예부터 돼지고기와 인삼은 '찰떡궁합'이라 합니다. 담백하고 깊은 국물을 머금은 고기에 인삼 한 조각을 얹어 먹어 봅니다. 깔끔한 육수와 부드러운 고기, 그리고 쌉스름한 인삼의 향이 어우러지는 순간, 정말이지 '눈이 번쩍 뜨이는 맛'이라는 벽면의 문구가 실감 납니다.






성수 국밥은 아주 깔끔하고 담백했습니다. 사실 담백한 돼지국밥을 만나기란 쉽지 않습니다. 과연 '음식은 전라도'라는 말처럼, 남도 특유의 섬세한 손맛이 국물 한 방울마다 깃들어 있는 듯합니다. 흡족한 식사를 마치고 나서려다, 문득 벽면에 적힌 낙서 하나가 눈에 들어옵니다. '완전 맛있어요! 다음에 다시오면 드를께요' 진심이 듬뿍 담긴 그 문장이, 식사를 마친 제 마음을 어쩌면 그렇게 똑 닮았을까요~ㅎ

순천 매곡동 탐매마을의 홍매화로 눈 호강하고, 웃장 성수국밥에서 따뜻한 국밥으로 배를 든든히 채웠습니다. 웃장 국밥거리의 백미는 2인분 이상 주문시 서비스되는 풍성한 모듬 수육과 순대입니다. 홍매화의 설레임을 찾아 '매곡동 탐매축제'를 방문하신다면, 100년 전통의 웃장시장의 웃장 국밥거리를 둘러보세요. 어쩌면 성수 국밥에서 맑고 깊은 국밥 한 그릇을 비워내는 것이야말로, 순천의 봄을 가장 완벽하게 완성하는 방법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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