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대간협곡열차(v-트레인) 여행을 마친 전세버스는 마지막 코스로 영주 소수서원에 도착합니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소수서원은 우리나라 최초의 사액서원입니다. ‘사액(賜額)’이란 임금이 직접 서원의 이름을 지어 편액으로 내려주는 것입니다. 그만큼 예로부터 유명한 곳이었습니다.
경북 영주에 대한 좋은 추억이 많지만, 소수서원 기억은 별로 없습니다. 아주 오래전에 방문했기 때문입니다. 이참에 자세히 둘러보고 싶은데, 주어진 시간이 많지 않아 서둘렀습니다. 소수서원은 3,000원의 입장료가 있습니다. 하지만 여행상품에 포함되어 있어 매표소는 그대로 통과합니다. 이럴 땐 여행상품이 편하긴 합니다. ㅋ
매표소를 지나면 울창한 솔밭이 나타납니다. 겉과 속이 모두 붉은 적송들인데, 3백년 이상된 고목들입니다. 겨울을 이겨내는 소나무처럼 어려움을 이겨내는 참선비가 되라고 이 소나무들을 학자수(學者樹林)라 합니다. 그래서 이 일대를 학자수림(學者樹林)이라 합니다. 보기에도 멋진 소나무들은 서원의 품격을 한층 높여주는 것 같습니다. ㅎ
학자수림 속에는 봉긋하게 솟은 둔덕이 있습니다. 마치 거북이가 알을 품은 모습처럼 보여 영귀봉(靈龜峰)이라 합니다. 그 옆에는 작별의 정을 나누는 소혼대(消魂臺)가 있습니다.
학자수림이 끝나는 지점에 독특한 곳이 있습니다. 성생단(省牲壇)이라고 하는데, 매년 봄, 가을에 안향(安珦) 선생의 제사를 지낼때 사용할 가축의 흠결을 살피고 잡던 제단터입니다.
상생단 맞은 편에는 경렴정(景濂亭)이란 편액이 달린 아름다운 정자가 있습니다. 신재 주세붕 선생이 세운 정자로, 풍광이 수려한 곳에 위치하여 시연(詩宴)을 베풀고, 호연지기를 키우던 곳입니다. 정자 이름은 북송의 철학자 염계 주돈이를 추모하는 뜻에서 지었다고 합니다. 경렴정 옆에서 오래 세월을 견더온 은행나무 고목이 아주 인상적입니다.ㅎ
소수서원으로 들어가는 정문은 지도문(志道門)입니다. '도(道)에 뜻(志)을 두어 부끄럽지 않은 선비가 되라'는 의미가 담겨 있습니다. 조선 시대 학문을 수학하던 유생들의 심정으로 지도문에 들어섭니다.ㅎ
서원은 크게 강학영역과 제향영역으로 나눕니다. 강학영역은 학문을 닦고 배우는 공간입니다. 지도문을 통과하면 강학영역입니다. 먼저 가장 큰 건물인 강학당(講學堂)과 마주 합니다. 유생들이 강의를 듣던 곳입니다. 편액에는 ‘백운동(白雲洞)’으로 되어 있는데, 이유가 있습니다. 처음 창건할때는 백운동 서원이었습니다. 1550년, 퇴계 이황(李滉)께서 명종(明宗)으로부터 소수서원(紹修書院)이란 편액을 하사(下賜)받으면서 지금의 소수서원이 된 것입니다.
강학당 오른편으로 돌아가면 지락재(至樂齋)와 학구재(學求齋)가 있습니다. 원생들이 거처하면서 공부하던 곳입니다. 지락재는 '지극한 즐거움은 독서만 한 것이 없다'라는 뜻이고, 학구재는 '성현의 길을 따라 학문을 구한다'라는 뜻입니다. ㅎ
그 앞에는 일신재(日新齋)와 직방재(直方齋)가 있습니다. 원생, 교수와 서원의 임원이 생활하던 숙소입니다. 하나의 건물로 이루어진 것이 독특합니다. 편액으로 구별해야 하는데, 일신재는 '나날이 새로워져라'라는 의미입니다. 직방재는 '깨어 있음으로써 마음을 곧게하고, 바른 도리로써 행동을 가지런하게한다'라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이어서 장서각(藏書閣)을 찾았습니다. 오늘날의 도서관입니다. 유학 경서와 문집 등의 서책과 목판등을 보관하던 곳입니다.
이어서 영정각(影幀閣)에 들렀습니다. 안향 선생을 비롯해, 여섯분의 초상을 봉안한 곳입니다. 회암 주희, 회헌 안향, 신재 주세붕, 오리 이원익, 한음 이덕형, 미수 허목 선생입니다.
사료관으로 향합니다. 소수서원에 대한 관련 자료와 유물을 정리해 둔 곳입니다. 그 곳에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한국의 서원 지도가 있습니다. 모두 9개소입니다. 제가 가본 3개소를 비롯해, 모든 곳을 여행해 보고 싶은 욕망이 생깁니다.ㅎ
다음으로 충효교육관을 찾았습니다. 관리사무소와 연결되어 있는데, 건물이 제법 웅장합니다.ㅎㅎ
소수서원을 나와서 백운교를 건넙니다. 다리를 건너면 운치있는 모습으로 자리잡고 있는 광풍정을 지납니다.
백운교를 건너 찾은 곳은 '소수박물관'입니다. 기획전시를 비롯한 다양한 전시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아쉽게도 박물관 내부는 촬영을 할 수 없습니다. 건물 전경만 촬영한 후 박물관을 둘러봤습니다. ㅎ
임금이 이름 지어준 소수서원은 최초의 사액서원입니다. 오늘 날,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돨 만큼 당대의 유명세는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조선시대 선비들의 삶터를 살펴볼 수 있는 선비촌과 대한민국 K-문화 테마파크인 선비세상, 한국 인성교육의 도량인 한국선비문화수련원이 주변에 함께 있습니다. 시간이 없이 함께 둘러보지 못했지만, 그 곳과 함께 둘러본다면 조선시대로 떠나는 즐거운 시간여행이 될것 같습니다.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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