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수궁의 밤은 아름다웠습니다. '그럼 다른 고궁들도?' 그래서 찾은 곳이 창경궁입니다. 사적 제123호로 지정 관리중인 창경궁은 성종14년(1483년)에 정희왕후, 안순왕후, 소혜왕후 세분의 대비를 모시기 위해 옛 수강궁터에 창건한 궁궐입니다.
인사동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있어 쉽게 찾아갈 수 았었습니다. 창경궁에 도착하면 제일 먼저 홍화문(弘化門)을 만나게 됩니다. ‘덕을 행하여 백성을 감화시키고 널리 떨친다’는 뜻을 가진 창경궁의 정문입니다. 국왕이 직접 백성들을 만났던 곳으로, 실제로 영조는 이곳에서 균역에 대한 평민들의 의견을 들었다고 합니다.
▼ 창경궁의 정문인 '홍화문'
창경궁에 들어서니 청사초롱을 나눠줍니다. 덕수궁에서는 보지 못했던 것입니다. 다들 청사초롱를 들고 걸어가는 모습이 참 보기 좋았습니다. 주변 조경과도 참 잘 어울리구요~~ ㅎㅎ
▼ 청사초롱을 들고...
▼ 정원 속으로...ㅎ
길을 따라 제일 먼저 만난 곳은 영춘헌과 집복헌 입니다. 집복헌은 사도세자와 순조가 탄생한 곳이며, 영춘헌은 정조가 독서를 즐겼던 곳으로 이곳에서 승하하셨다고 합니다. 원래는 두 개의 건물이었지만, 1834년 중건하면서 한 건물이 되었다고 합니다.
▼ 왼쪽은 집복헌, 오른쪽이 영춘헌
이어서 찾은 곳은 양화당(養和堂) 입니다. 인조가 병자호란 후 남한산성에서 돌아와 장기간 머물렀던 곳입니다.
▼ 양화당의 모습
통명전(通明殿) 입니다. 왕비의 침전으로 내전의 으뜸 전각입니다. 보물 제818호로 지정되어 있으며, 희빈 장씨의 인현황후 저주사건이 있었던 곳입니다. 그러한 역사적 배경에도 불구하고, 바로 옆 양화전과 주변 조경이 어우러진 모습이 아름다운 곳이랍니다...ㅎㅎ
▼ 통명전의 모습
▼ 통명전과 양화전, 소나무과 어우러지는 모습이 참 이채롭습니다.
▼ 통명전 앞에서 청사초롱 놀이~~~ ㅎㅎ
이어서 경춘전과 환경전으로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경춘전(景春殿)은 창건단시 건립된 침전 건물로 대비의 일상 생활공간이었습니다. 경춘전은 산실청(産室廳)으로 사용되곤 했는데요, 이곳에서 정조와 헌종이 탄생하였습니다...ㅎ
▼ 경춘전의 모습
▼ 환경전 앞에서 바라본 경춘전
환경전(歡慶殿)은 주로 세자나 국왕이 생활했던 곳입니다. 중종과 소현세자가 승하한 곳이기도 합니다. 환경전 옆에는 석탑이 있습니다. 석탑에 대한 설명이 없어( 제가 못찾았을수도 ) 아쉬웠지만, 주변 모습과 어우러지는 모습이 꽤나 인상적입니다...ㅎ
▼ 환경전의 모습
▼ 석탑 주변의 모습
함인정(涵仁亭)을 찾았습니다. 함인정은 문무 과거에 급제한 신하들을 접견하던 곳입니다. 원래는 삼면이 막혀 있는 건물이었지만, 1833년 중건하면서 벽체없이 사방이 시원하게 개방된 건물로 중건하였습니다.
▼ 함인정의 모습
다음은 빈양문 오른쪽에 위치하고 있는 숭문당(崇文堂) 입니다. 함인정과 함께 명정전의 후전에 해당하는 건물입니다. 이름에서 알수 있듯이, 임금인 신하들과 경연을 열어 정사와 함학문을 토론하던 곳입니다.
▲ 숭문당의 모습! 왼쪽이 빈양문 입니다.
다음은 빈양문(賓陽門) 입니다. 국왕의 공적 공간인 명정전과 사적 공간이 내전을 연결해 주는 문입니다. 원래는 정문이 홍화문 앞 명정문을 통해 명정전을 갈 수 있으나 공사중이라 출입 통제 중이어서 빈양문을 이용했습니다. 덕분에 명정전의 구석구석을 살펴볼 수 있었습니다.
▼ 빈양문의 모습
▼ 빈양문에 들어서면....
▼ 청사초롱을 든 소녀... 한복을 입혔어야 하는건데...ㅎㅎㅎ
▼ 명정전으로 가는 길....
▼ 통로에서 바라본 명정전!
드디어 국보 제226호인 명정전(明政殿) 입니다. 창경궁의 정전(正殿)으로, 국왕의 즉위식 및 신하들의 하례, 과거시험, 궁중연회등의 공식적인 행사를 치뤘던 장소입니다. 창경궁이 애초에 왕대비 등의 생활공간으로 지은 궁궐이다 보니 경복궁 근정전에 비해 규모가 작은 편입니다. 하지만 정전이 가져야 하는 위엄있는 기품은 부족함이 없습니다..
▼ 명정전의 모습
▼ 명정전 현판
▼ 국왕이 앉았던 용상과 일월오봉병!
명정전 옆에 있는 문정전(文政殿) 입니다. 창경궁의 편전으로 국왕이 관리들과 만나 업무보고를 받고 중요한 정책을 결정하던 집무실 입니다.
▼ 문정전의 모습
창경궁을 둘러 본 후 춘당지(春塘池)를 찾았습니다. 원래는 위쪽의 작은 연못을 춘당지라 했습니다. 하지만 1909년 일제에 의해 국왕의 직접 농사를 짓던 내농포를 하나의 연못으로 만들면서 지금의 춘당지가 되었습니다. 1986년 우리의 전통양식에 가깝게 재 조성한 것입니다.
밤에 만난 춘당지의 야경은 멋졌습니다. 춘당지를 한바퀴 둘러보고 싶었으나, 폐장 시간이 가까워졌어 춘당지 입구에서 야경을 즐기는 것으로 만족해야만 했습니다...ㅎㅎ
▼ 춘당지 앞의 관람객들~
▼ 춘당지의 야경!!
제 어릴 적에는 '창경원 구경갈래?' 하는 소리를 많이 들었습니다. 그 당시의 창경원은 지금의 '에버랜드'나 '롯데월드' 처럼 엄청난 유원지 였습니다. 그래서 늘 가고싶어 하는 동경의 대상이었죠. 일제에 의해 침탈당한 창경궁의 아픔은 전혀 알지 못했었습니다. 지금은 다시 창경궁으로 복원되면서 점차 옛 모습을 되찾아 가는 것 같아 참 좋아 보입니다.
창경궁의 야간 개장시간은 밤 9시까지 입니다. 저는 대략 두 시간 정도 둘러 봤습니다. 고즈넉한 모습의 창경궁을 다 둘러 보기에는 시간이 부족한 듯 했습니다. 다시 한번 창경궁을 가게 된다면 좀 더 여유를 가지고 천천히 둘러 보고 싶네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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