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하기 좋은 계절 가을입니다. 화려한 단풍과 더불어 가을 산행의 묘미 중 하나는 은빛 억새입니다. 가을 햇빛을 받은 억새가 출렁이는 모습은 정말 장관인데요, 경남에는 아름다운 억새로 유명한 산이 많습니다. 그 중에서도 창녕 화왕산의 억새 군락지는 영남을 대표하는 군락지로서 전국적으로 유명한 곳입니다.
벌써부터 화왕산성을 중심으로 사람 키보다 더 큰 억새가 은빛 물결을 이루며 장관을 이루고 있다는 소식에 다녀왔습니다. 화왕산 등산코스는 크게 두 곳이 있는데요, 창녕읍의 자하곡매표소나, 옥천매표소를 이용하는 방법입니다.
저는 비교적 산행이 수월한 옥천매표소를 이용했는데요, 입장료( 1000원 )와 주차비( 2,000원 )를 지불하여야 합니다. 주차장은 매표소 옆에 대형 주차장이 있습니다만 등산로 방면으로도 주차장 두 곳이 더 있는데요, 저는 등산로의 초입의 첫 번째 주차장에 주차한 후 산행을 시작했습니다.
▼ 등산로 초입의 첫 번째 주차장!
▼ 100m 정도를 더 올라오면 나오는 두번째 주차장의 모습!
두 번째 주차장을 지나면 등산로 입구가 나타납니다. 등산로 입구 에서 오른쪽 방향은 ‘관룡사’ 로 가는 길인데요, 관룡사 뒤에 있는 관룡산을 거쳐 화왕산으로 갈수 있으나 너무 힘든 코스이기 때문에, 왼쪽 제1 등산로 방향으로 길을 잡아야 합니다.
▼ 등산로 입구의 모습! 왼쪽으로 가셔야 합니다^^
등산로 입구에서 화왕산 정상까지는 대략 5.3km 정도입니다. 대략 1시30분 정도 소요되는 길인데요, 등산로는 포장 도로와 비 포장 도로로 구성된 임도이기 때문에 수월하게 걸을 수 있습니다.
임도인 제1등산로를 걷다 보면 심심할 거라 생각하시면 곤란합니다. 이 코스는 창녕군이 자랑하는 옥천 계곡을 따라 조성되어 있는데요, 옥천 계곡의 아름다운 모습들을 감상하며 천천히 걸으면 시간가는 줄 모른답니다.
▼ 물들어 가는 단풍의 모습~~
▼ 등산로에서 만나는 옥천계곡!
등산로를 따라가다 보면 재밌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머리를 풀고 하늘을 바라보며 망중한을 즐기는 여인의 얼굴을 닮았다는 ‘큰바위 얼굴’입니다. 2003년 태풍 매미가 내습했을 때, 땅속에 묻혀 있던 바위가 수면위로 드러난 것인데요, 한 등산객이 ‘창녕으로 가라’는 선몽에 의해 발견되었다는 합니다.
▼ 큰바위 얼굴!! 여인의 얼굴이 보이나요^^
중간 중간 있는 산장을 지나 길을 따라 계속 걷다 보면 어느새 허준세트장이 나타납니다. 예전에 유명했던 인기드라마 ‘허준’과 ‘대장금’, ‘상도’등을 촬영했던 곳입니다. 세트장에 앞에는 그 당시 촬영 장면을 전시하고 있느데요, 사진들을 보고 있노라니 기억이 새로웠습니다.
▼ 허준세트장의 모습
▼ 허준세트장에서 촬영했던 드라마의 촬영 모습 사진들
허준 세트장에서 멀리 화왕산성의 동문이 보입니다. ‘화왕산성’은 화왕산 정상의 험준한 바위산과 배바위가 있는 남봉 사이에 억새가 흐드러지게 피어 있는 드넓은 분지를 둘러싸고 있는 산성입니다. 대체로 5 ~ 6세기경에 축조된 것으로 알려진 화왕산성은 임진왜란 당시 의병장이었던 망우당 곽재우 장군의 의병 활동의 본거지로 활용된 곳이기도 합니다.
화왕산성의 동문에 이르니 화왕산의 분지 속에는 은빛 억새가 드넓게 펼쳐집니다. ‘어떻게 둘러볼까?’ 잠시 고민하다가, 탐방로 → 서문 → 화왕산 정상 → 서문 → 배바위 → 남문 → 동문으로 돌아오는 코스로 둘러 보기로 했습니다.
▼ 화왕산성 동문의 모습
▼ 동문에서 바라본 억새 군락지! 왼쪽은 배바위, 오른쪽이 화왕산 정상^^
탐방로는 화왕산 억새 군락지를 가로 지르는 길입니다. 동문에서 서문까지 연결되어 있어, 탐방로를 따라 억새 사이를 거닐며 은빛 억새를 즐길 수 있습니다.
탐방로를 따라 서문에 도착했습니다. 서문 주변에는 라면과 막걸리 등을 파는 노점상들이 있습니다. 이곳에서 따끈한 컵라면, 커피등을 먹고 있노라면 신선 놀음이 따로 없을 듯 한데요, 아직은 배가 촐촐하지 않은 관계로 아쉽지만 먼저 정상을 향해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 화왕산 정상으로 가는 길~~^^
▼ 정상가는 길에서 바라본 서문 일대의 모습^^
▼ 정상 오르는 길에서 바라본 ‘배바위’ 가운데 멀리보이는 곳입니다^^
▼ 정상으로 오르는 탐방객의 모습^^
화왕산 정상입니다. 해발 756.6m에 위치한 화왕산의 주변은 기암 절벽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그래서 정상 주변에서는 항상 조심해야 합니다. 화왕산은 오래전 화산이 폭발하여 만들어진 곳인데요, 억새군락지는 예전 분화구를 중심으로 형성된 곳입니다.
화왕산 정상은 화왕산성의 북쪽에 위치합니다. 천혜의 기암 절벽을 바탕으로 화왕산성의 북문이 있었다고 하는데요, 지금도 북문의 흔적이 종종 발견된다고 하는군요^^
▼ 화왕산의 정상 표지석
▼ 노란 유채꽃을 닮은 꽃이 억새 사이로 빛나고 있네요^^
▼ 억새의 은빛 물결 속에 파묻힌 큰 바위. 얼뜻보면 멧돼지처럼 보인다는~~^^
▼ 정상에서 바라본 서문 부근의 모습!
정상에서 땀을 식히며 휴식을 취한 후 서문 쪽으로 다시 내려왔습니다. 노점에는 사람들이 좀 앉아 있네요^^. 서문을 지나 배 바위 쪽으로 길을 잡았는데요, 배 바위 쪽의 억새가 더 좋아 보였습니다. .
▼ 서문쪽 노점 부근의 모습
▼ 화왕산성 서문의 모습!
▼ 서문 부근에서 바라본 화왕상 정상의 모습!
배바위 쪽으로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배바위 쪽 능선은 가슴 아픈 일이 있었던 곳입니다. 예전에 정월 대보름이 되면 창녕 화왕산에서는 억새태우기 행사를 했습니다. 하지만 ‘2009년도 억새 태우기 행사’ 도중에 안타까운 대형 인명사고가 발생한 이후로 행사가 중단되었는데요, 그때 인명피해가 발생했던 곳이 배바위 부근입니다.
하지만 배바위 부근의 억새는 그때의 아픔을 아는지 모르는지, 다른 쪽 능선보다도 더 활짝 억새가 피어 아름다움을 뽐내고 있었습니다. 은빛 물결이 넘쳐나는 억새의 향연을 보니 발걸음 더 급해지는 것 같았습니다.
▼ 배바위로 가는 등산로! 저 꼭대기가 배바위^^
▼ 배바위 쪽에서 내려오는 등산객의 모습!
▼ 마치 남자의 얼굴처럼 보이는 기암 절벽!
배 바위에 도착했습니다. 얼뜻보면 크지 않은 바위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바위 아래가 절벽입니다. 배바위에서 내려단 본 화왕 산성의 전경은 드넓은 억새 군락지가 한 눈에 들어오는 것이 정말 장관입니다. 한장의 사진에 다 담지 못하는 것이 아쉬울 뿐이죠... 이렇게 군락지를 조망한 후 남문 쪽으로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 배바위의 모습!!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니랍니다^^
▼ 배바위에서 바라 본 화왕산 정상의 모습
▼ 배바위에서 바라 본 화왕산선 남문의 모습
▼ 남문 방향에서 올라오는 등산객의 모습
화왕산성 남문 앞에는 큰 나무가 한 그루 있는데요, 나무 그늘 아래에서 잠시 쉬어가도 좋을 듯 했습니다. 남문에서는 화왕산 군락지의 중간에 있는 연못(?)으로 가는 길이 있습니다. 화왕산성에 도착했을 때부터 궁금했던 곳인데요, 남문 주변을 둘러본 후 연못으로 향했습니다.
▼ 남문의 모습! 나무그늘 아래에서 잠시 쉬어가도 좋습니다^^
▼ 동문에서 바라 본 남문의 모습!
사각형 모양의 연못의 모습은 독특했습니다. 이곳은 경상상남도 기념물 제246호로 지정된 ‘창녕조씨 득성설화지’입니다. 인근에는 창녕 조씨의 득성지 임을 알리는 ‘득성비’도 있답니다^^
신라 진평왕때 '예향'이란 여인이 이곳에서 목욕을 한 후 태기가 있었는데, 꿈에서 ‘용의 아들로 겨드랑 밑에 조(曺)자가 있을 것’이라 하였습니다. 그 소문을 들은 진평왕이 아이를 확인해보니 겨드랑이 밑에 조(曺)자가 선명하여 성을 조(曺), 이름을 계룡(繼龍)으로 하도록 하여 창녕 조씨의 시조가 되었다고 합니다. 한마디로 창녕 조씨의 성지인 곳이죠^^
▼ 창녕조씨 득성설화지의 모습
설화지에서 창녕 조씨 득성비로 가보았습니다. 득성비는 길이 2.5m, 폭 1.4m의 자연석에 ‘창녕조씨 득성지지’라는 글이 새겨져 있는데요, ‘여기가 창녕 조씨 성을 얻은 곳’이라는 뜻입니다. 마침 남문에서 동문으로 향하는 중간에 위치하고 있어 찾아 가기는 매우 수월합니다.
▼ 창녕 조씨 득성비의 모습
▼ 득성설화지에서 바라 본 '창녕조씨 득성비'
화왕산 억새를 즐기면서 문득 ‘억새와 갈대의 차이가 뭐지?’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런저런 차이점이 많았지만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산에는 억새, 물에는 갈대’라는 사실입니다. 그래서 산에서 자라는 것은 무조건 억새라고 해도 틀린 말이 아니라고 합니다.
화왕산성에서 옥천매표소까지는 하산하는 길은 계속 내리막이니 아주 편안하게 내려갈 수 있는데요, 오늘 올랐던 코스가 화왕산을 오르는 가장 편안한 코스가 맞는 것 같았습니다. 이제 화왕산은 점점 더 은빛으로 물들게 될텐데요, 아름다운 은빛 향연이 펼쳐지는 억새 명산 화왕산으로 가을 산행 떠나 보시는 것은 어떨까요^^
< 본 내용은 경상남도 공식블로그 경남이야기에 송고한 내용을 일부 수정.편집하였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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