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창 선운사 꽃무릇을 즐긴 뒤, 이번에는 함평 용천사로 발길을 옮겼습니다. 승용차로 약 한 시간 정도면 닿을 수 있는 거리입니다. 대표적인 꽃무릇 축제장으로는 영광 불갑사가 널리 알려져 있지만, 예전에 다녀온 적이 있기에 이번에는 함평 용천사 꽃무릇을 즐겨보기로 했습니다. 간간이 드러나는 파란 하늘은 발걸음을 한층 가볍게 해줍니다.



설레는 마음으로 도착한 용천사 주차장은 의외로 한적했습니다. 평일이긴 하지만, 꽃무릇이 한창인 계절에 이렇게 조용하다니 조금은 놀라웠습니다. 덕분에 주차는 무척 수월했습니다. 가벼운 의문을 뒤로한 채, 붉게 물든 꽃무릇이 기다리는 용천사 일주문으로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일주문을 지나 용천사 길목에 들어서면, 양옆으로 붉은 꽃무릇이 반갑게 맞아줍니다. 만개한 것은 아니지만, 고창 선운사의 풍경보다 훨씬 더 풍성하게 피었습니다. 눈길을 끄는 것은 길 양옆으로 이어진 너와지붕을 얹은 낮은 돌담입니다. 담벼락을 따라 붉게 물든 꽃무릇이 어우러진 모습이 참으로 운치 있고 아름답습니다.





용천사 천왕문에 이르면 왼편으로 꽃무릇 군락지가 펼쳐집니다. 깊은 계곡을 따라 붉게 피어난 꽃무릇은 더욱 진한 빛깔로 다가옵니다. 일찍 도착한 사진 동호회 회원들이 그 아름다움을 담느라 분주한 모습입니다. 저 역시 꽃무릇의 붉은 매력을 카메라에 고스란히 담아봅니다






위쪽 군락지 꽃무릇을 감상한 뒤, 높은 돌계단을 통해 사천왕문에 다다랐습니다. 사천왕문을 지나면 다시 돌계단이 이어지는데, 문득 계단 옆으로 꽃무릇이 붉게 피었다면 얼마나 아름다울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아직 꽃이 덜 피어 조금 아쉬운 마음이 남지만, 전속 모델을 앞세워 기념으로 한 컷 담아봅니다



마당에 올라서면 웅장한 대웅보전이 모습을 드러냅니다. 용천사는 백제 무왕 원년인 600년에 행은(幸恩) 스님이 창건했다고 전해지는데, 사찰 이름은 대웅보전 계단 아래의 ‘용천(龍泉)’이란 샘에서 비롯되었습니다. 이 샘이 황해로 통하는데, 그곳에 살던 용이 승천했다는 흥미로운 전설도 전해집니다. 전설을 곱씹으며 천천히 대웅보전을 한 바퀴 돌아보니, 고즈넉한 운치가 더욱 깊게 느껴집니다.



대웅보전 왼쪽 계단을 오르면 산신각이 자리합니다. 여름철, 붉게 핀 배롱나무가 아름다운 풍경을 자아냈지만, 지금은 꽃무릇이 그 자리를 대신해 붉은 빛을 더 합니다. 배롱나무와 꽃무릇이 함께 어우러진 산신각의 풍경을 카메라에 담으며, 계절이 바꿔 그려내는 또 다른 멋을 즐겨봅니다


산신각의 오른편에는 천불전이 자리합니다. 고즈넉한 전각이 주변 풍경과 어우러져 운치있는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잠시 발걸음을 멈추고 천불전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아봅니다


천불전 앞에 서니 대웅보전 우측으로 멋진 석탑과 석등이 눈에 띕니다. 석등과 석탑이 나란히 서있는 모습이 오래된 사찰의 깊은 품격을 전해줍니다. 그 곁으로 붉게 피어난 꽃무릇이 어우러져 한층 더 아름다운 풍경을 만들어내니, 그냥 지나칠 수 없습니다. 전속 모델을 앞세워 그 순간을 한 컷 담아봅니다




석등과 석탑 아래에는 지장전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지장전 앞마당에 서니 꽃무릇에 둘러싸인 석불이 고요히 앉아 있는 모습이 눈에 들어옵니다. 붉은 꽃들 사이에 자리한 석불은 한층 더 경건하게 느껴집니다. 다만 꽃무릇이 아직 만개하지 않아 못내 아쉬움이 남습니다.



지장전을 끝으로 용천사 산책을 마치고 나옵니다. 돌아갈 때는 사천왕문 아래쪽 길을 택해 주차장으로 내려가 보기로 했습니다. 이 쪽에도 꽃무릇 군락지가 펼쳐져 있는데, 위쪽 길보다 훨씬 더 풍성하게 피었습니다. 아직 만개한 것은 아니지만, 지금 모습만으로도 꽃무릇의 매력을 충분히 즐기기에 모자람이 없습니다.




무엇보다도 꽃무릇의 상태가 너무 좋아 눈길을 사로잡습니다. 붉은 빛으로 눈부시게 물든 꽃무릇의 자태를 카메라에 담으며, 그 순간의 아름다움에 흠뻑 빠져봅니다.






주차장 옆 공연장 입구에 한 장의 현수막이 걸려 있습니다. 내용은 '2025년 함평 모악산 꽃무릇 축제는 미개최’ 라는 안내였습니다. 주차장이 유난히 한적했던 이유입니다. 축제 취소의 가장 큰 원인은 수목장(자연장지) 설치 문제입니다. 이로 인해 사찰과 주민들 사이의 갈등이 해결되지 못해 축제가 취소되었다니 안타까운 마음이 듭니다. 하루빨리 이 문제가 원만히 해결돼, 내년에는 다시 꽃무릇 축제가 이어지길 기대해 봅니다

하지만 축제가 없다고 해서 꽃무릇의 붉은 물결이 멈추는 것은 아닙니다. 제가 방문했을의 개화율이 약 30~40% 정도였는데, 이번 주말이면 활짝 만개해 화려한 자태를 드러낼 듯합니다. 비록 축제가 열리지 않아 사람들로 붐비는 모습은 없겠지만, 꽃들은 여느 해보다 더 곱고 아름답게 피어날 것입니다. 북적임 대신 고요함을, 행사 대신 자연의 붉은 물결을 기대하며 찾는 이들에게는 오히려 더욱 특별하고 빛나는 시간이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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