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여름이 되면 '대프리카'라는 표현을 많이 듣습니다. 아프리카 만큼이나 더운 대구 지역이라는 뜻이죠.... 그럼 '춘베리아'라는 말은 들어보셨나요? 겨울이 되면 춘천 지역이 시베리아 만큼 춥고, 눈이 많이 온다고 해서 붙여진 말입니다. 즉 "춘천" + "시베리아"를 합친 말인데요, 춘천여행의 마지막 날, '춘베리아'를 실감했습니다.
점심 식사를 위해 식당을 찾았을 때 아주 약한 눈발이 휘날려서 마냥 기분이 좋았습니다. 제가 사는 경남 창원에서는 눈 보기가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식사를 마치고 나오니 눈이 펑펑 내렸습니다. '헐~~~~~~ 대박!'이란 말이 절로 나오더군요. 얼마나 많이 내렸는지 벌써부터 눈이 쌓이고 있었습니다.
눈을 보는 순간, 저는 '큰일났다'라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습니다. 왜냐구요? 창원 지역은 '적설량 1cm에도 체인을 감는다'라고 할 정도로 눈이 귀한 지역이라, 이 정도의 눈이면 도시 전체가 마비될 정도이기 때문입니다.
▼ '일점오 닭갈비' 식당 앞 사거리의 눈 내리는 모습
먼저 차가 있는 곳 까지 갔습니다. 골목길과 도로변, 주차된 차 위에는 눈이 제법 쌓이고 있었습니다. 내리는 눈이 즐겁기는 커녕 오히려 무서워졌습니다. 그래서 차 안에 있던 '스프레이 체인'을 네 바퀴에 양껏 뿌렸습니다. 지나가는 분들은 저의 모습을 보며 이상하게 여기는 듯 했습니다. 마치 춘천에서 이런 정도의 눈은 별일이 아니라고 말씀하는 듯한 모습이었습니다. ㅜㅜ
▼ 눈 쌓인 주변 도로 모습! 오가는 사람도 적었다는....
▼ 골목길에도 눈은 쌓이고....
▼ 내리는 눈이 마냥 좋은 딸아이....
내리는 눈을 피해 '춘베리아' 탈출을 시작했습니다. 가장 먼저 시내를 빠져 나가는 것이 시급했습니다.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아주 천천히 운전해야 했습니다. 하지만 다른 차들은 속도를 늦추긴 했지만 다들 아무렇지 않은 듯 지나쳤습니다. 지방에서 올라온 푯대가 여실히 들어나는 순간이었습니다. 겨우 시내를 빠져나와 중앙 고속도로 초입에 있는 '춘천휴게소'에 일단 피신 해야만 했습니다.
▼ 앞이 보이지 않는 춘천휴게소....
▼ 휴게소에도 제설은 진행되고.... 사실 제설차는 생전 처음 봤습니다...ㅜㅜ
눈이 더 많이 왔습니다. 아무리 눈이 무섭기로서니 그냥 갈 수 는 없었습니다. 우리 지역에서는 쉽게 볼 수 없는 눈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춘천휴게소에서 잠시 쉬었다 가기로 했는데요, 휴게소 주변의 설경을 보면서, 즐거운 휴식을 가졌습니다...ㅎㅎ
▼ 눈이 오니 사이가 더 좋아 보인는 부부(?)....
▼ 휴게소의 뒷편도 아름다운 설국입니다...ㅎㅎㅎ
▼ 아름다운 설경은 절대 놓칠 수 없다는 일념으로.....ㅎㅎ
▼ 눈 밭은 거닐어 봐야지!!
▼ 사진 좀 찍자!! 언제 눈 밭에서 사진 찍을래?
눈이 잦아드는 듯하여 얼른 춘천휴게소를 빠져 나왔습니다. 모든 차들이 조심조심 감속 운행이지만, 평소보다 두배, 세배 더 집중해야 했습니다. 계속되는 눈을 피해서 강원도 원주 부근의 '치악휴게소'까지 와서야 겨우 휴식을 취할 수 있었습니다. 원주부터는 눈도 잦아들고 운전도 괜찮았습니다.
▼ 치악휴게소 뒷편의 설산!!
▼ 치악휴게소 주차장 주변의 설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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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떠난 춘천여행에서 큰 눈을 만나 생각지도 못한 '춘베리아' 탈출기를 경험했습니다. 무섭고도 재미있었던 특이한(?) 경험이라고 하겠습니다. 사실 창원 지역에서 겨울철 강원도 여행은 여간해서는 감행하기 어렵습니다. 왜냐면 이런 눈에 대한 경험이 적기 때문이죠.... 하지만 지금은 내년 겨울에 또 강원도 여행을 떠나고 싶어집니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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