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산 서파 코스의 상징인 1,442계단을 올라 백두산 천지를 만났습니다. 푸른 하늘 아래 하얀 눈으로 뒤덮인 5월의 백두산 천지는 그야말로 벅찬 감동이었습니다. 그 여운을 가슴에 담은채, 다음 여정을 향해 발걸음을 옮깁니다.

셔틀버스를 번갈아 타며 하산길에서 도착한 곳은 ‘금강대협곡’입니다. 이곳은 1989년, 태풍으로 쓰러진 나무들을 정리하던 과정에서 우연히 발견되었는데, 장엄한 풍경 덕분에 ‘동양의 그랜드캐니언’으로 불리는 화산협곡 입니다. 현재는 2.3km 길이의 나무데크가 조성되어 있어 편안하게 둘러볼 수 있습니다.

백두산 천지의 벅찬 감동이 아직 가시지 않은 탓인지, 산책로 초입에는 우거진 숲길은 다소 평범하게 느껴졌습니다. 하지만, 첫번째 전망대에서 금강대협곡을 마주한 순간, 눈앞에 압도적인 광경이 펼쳐집니다. 곳곳에 첨탑처럼 솟은 바위들이 빼곡하게 들어서 있고, 깊은 골짜기를 따라 초록빛 숲이 어우러진 모습이 "정말 자연이 만든 풍경이 맞을까?" 하는 생각이 들 만큼 신비롭습니다.



특히, 사람 얼굴을 떠올리게 하는 협곡의 붉은 절벽은 더욱 신비롭습니다. 마치 금강대협곡을 지키는 산신령의 모습 같다고 할까요? 그 모습에 이끌려 이러저리 담아 보지만, 결국 카메라를 가져 오지 않은 것이 못내 아쉬워집니다.ㅠㅠ



금강대협곡 산신령에게 감사(?)의 인사를 건넨 뒤, 발걸음을 옮긴 곳은 두번째 전망대 입니다. 첫번째 전망대와는 또 다른 모습으로, 뾰죡하게 솟은 바위들의 길게 늘어선 장관이 펼쳐집니다. 특히 푸른 하늘과 흰 구름과 어우러진 모습이 더욱 아름답습니다.ㅎ



세번째 전망대에 도착하면 재미있는 바위들을 만납니다. 낙타를 닮았다 하여 '낙타 바위'라고 불리지만, 반대편에서 보면 공작새를 닮아 '공작새 바위' 라고도 합니다.ㅎ 한켠에 피어 있는 진달래는 유독 맑은 분홍빛을 띄고 있어 눈길을 끕니다.



마지막 네 번째 전망대에 도착했습니다. 지금까지 나온 협곡의 모습이 한 눈에 들어 옵니다. 마침 떠 있는 하얀 구름이 그 풍경에 한층 더 아름다움을 더합니다.



백두산 천지가 화산이 만든 거대한 분화구라면, 금강대협곡은 그 화산의 흔적을 자연이 수만 년에 걸쳐 다듬어 완성한 작품이라 하겠습니다. 백두산 천지의 감동이 하늘을 향한 경외감이라면, 금강대협곡은 대지의 신비로움에 대한 감탄입니다. 그래서, 하늘과 맞닿은 천지를 마주한 뒤, 대지가 빚어낸 협곡의 웅장함을 만나는 순간 비로소 백두산 여행이 완성되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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