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덕도 남쪽 대항 끝에 위치한 한적한 포구에 '일본군포진지'가 있습니다. '군포진지가 뭐지?' 궁금한 마음에 가덕도 외양포 마을을 찾았습니다.
마을 입구 버스 종점에는 제법 큰 주차장이 있습니다. 주차를 한 후 안내판을 따라 '군포진지'를 찾았습니다. 안내판을 보니 포진지, 화약고, 산약보루등과 같은 내용이 있습니다. 군시설들이 있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먼저 포진지를 찾았습니다.
마을 속으로 들어가니 '일본군포진지' 표지판이 나타납니다. 안내판의 한문 표기를 보는 순간 금방 이해가 되었습니다. 군포진지는 '일본군 포진지'입니다. 한글 표기에 띄워쓰기만 해줘도 단번에 알아봤을텐데... 결국 너무 쉬운 표현을 어렵게 생각했나 봅니다. ㅜㅜ
▼ '일본군포진지' 표지판. 띄워쓰기를 해주지...ㅠㅠ
표지판 방향으로 가면 포진지 입구가 있습니다. 바로 그 앞에 화장실 터가 있습니다. 사령부 입구 앞에 화장실이 있었다는 사실이 이채롭습니다.
포진지로 들어갑니다. 입구에는 '사령부발상지지( 司令部發祥之地)'라고 쓴 표지석이 있습니다. 내용을 보면 1905년 '진해만요새사령부'가 외양포에 상륙했다는 내용입니다.
포진지 안으로 들어왔습니다. 포진지 답게 엄폐막사와 탄약고, 포좌가 보입니다. 찬찬히 하나씩 둘러 봅니다
▼ 입구에서 바라본 모습! 왼쪽은 엄폐막사, 오른쪽 건물은 탄약고 건물입니다.
먼저 탄약고 부터 둘러봤습니다. 탄약고 내부에는 별다른 시설은 없습니다. 다만 한 곳에 오얏꽃 문양으로 조명시설 포토존을 만들었습니다. 오얏꽃은 조선 황실을 상징합니다. 굳이 이런 곳의 장식물로 활용할 필요가 있었을까 하는 생각에 만감이 교차했습니다.
▼ 탄약고의 외부 모습
▼ 탄약고의 실내 모습
▼ 오얏꽃 문양의 조명시설 포토존
▼ 숙연한 마음으로 기도를 올립니다.
이제 엄폐막사를 둘러봤습니다. 일본군의 업무시설(?)로 이용된 곳입니다. 막사 건물 위로 대나무 숲을 조성하여 쉽게 알아볼 수 없도록 하였습니다. 엄폐막사 답습니다...
엄폐막사 내부를 둘러봤습니다. 내부에는 많은 분들이 다녀간 흔적이 남아 있습니다. 즐거운 마음으로 다녀가셨겠지만, 이런 흔적들은 자제했으면 좋겠네요ㅜㅜ 각각의 막사에는 외양포와 관련된 다양한 자료들을 전시하고 있습니다. 외양포 마을을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는 내용들입니다. ㅎ
▼ 엄폐막사 외관 모습
▼ 엄폐막사 실내 모습! 낙서는 자제를...
▼ 엄폐막사를 관람중인 방문객들
▼ 엄폐막사에서 전시중인 자료들중 일부...
엄폐막사를 둘러보고 밖으로 나오니 둥근 원 모양의 포좌 흔적이 있습니다. 280mm 유탄포를 설치했던 곳으로, 총 6문의 포좌가 있습니다. 그래서 포좌 앞에 있는 언덕 위에 올라 6개의 포좌를 살펴봤습니다.
▼ 포좌의 흔적
▼ 포진지 입구에 위치한 포좌
▼ 탄약고와 탄약고 사이에 위치한 포좌
▼ 끝에 위치한 포좌
일본군 포진지는 1904년 러일전쟁이 발발하면서 만들어졌습니다. 그 당시 외양포 주민들은 마을에서 강제 이주를 당하는 아픔을 겪었습니다. 한마디로 고향에서 쫓겨난 셈이죠...
120여년의 시간이 지나 2021년이 되었습니다. 가덕도 신공항 건설로 인해 외양포 마을은 사라질 운명에 놓였습니다. 일본군 포진지는 당연히 없어질 것이고, 주민들은 또다시 다른 곳으로 이주하게 될 것입니다. 정든 고향을 잃는 아픔이 반복되는 주민들의 안타까움이 느껴지는 것은 어쩔수가 없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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