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감포항에서 편안한 여름 휴가를 보냈습니다. 오랜만에 처가 식구들과 함께한 시간이라 더욱 특별했습니다. 하지만 즐거운 휴가가 끝나간다는 아쉬움이 남아, 마지막으로 한 곳쯤 들러보기로 했습니다. 그때 펜션 사장님께서 추천해주신 곳이 바로 감포 전촌항 해안가의 해식동굴인 '사룡굴'과 '단용굴'입니다. 용(龍)과 관련된 전설이 있는 곳이라니, 어른들께서도 흥미로워하십니다.


전촌항은 감포항에서 차로 불과 5분 남짓 거리에 있습니다. 마을 어귀로 들어서는 길이 좁아 다소 불편했지만, 막상 항구에 들어서니 널찍한 주차장이 반겨줍니다. 차를 세우고 사룡굴로 향하는 길목에서 안내판을 먼저 살펴 봅니다. 용에 얽힌 전설을 기대했는데, 아쉽게도 별다른 내용이 없어 조금 허전한 마음이 들었습니다.ㅠ


이제 발걸음을 옮겨 전촌 용굴로 향합니다. 작은 몽돌 해변에는 여름을 만끽하는 텐트족과 낚시꾼들의 보입니다. 저마다의 방식으로 시원한 동해 바다를 즐기는 모습을 보고 있으니, 제 마음까지 여유로워집니다. 저 역시 시간이 허락된다면 푸른 바닷물에 발을 한참을 쉬어가고 싶다는 생각이 절도 듭니다.ㅋ




길을 따라니 나무 데크가 나타납니다. 여기서부터 사룡굴까지는 340m, 단용굴까지는 550m 거리입니다. 그리 멀지않은 거리인데다, 데크가 잘 정비되어 있어 걷는데는 무리가 없습니다. 다만 중간중간 계단이 많아 어른들께서는 조금 불편할 것 같습니다. 그래서 일부러 발걸음을 늦추며 천천히 걸어봅니다. 그 느림 속에서 바다 내음과 바람이 오히려 더 크게 다가옵니다.




10여 분쯤 걸으니 사룡굴과 단용굴로 나눠지는 갈림길이 나타났습니다. 가족들은 가까운 사룡굴로 향하고, 저는 좀 더 먼 단용굴로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단용굴은 어른들이 찾아기는 조금 힘든 곳이기도 합니다. 데크를 따라 한숨 돌릴 틈도 없이 한달음에 달려, 단용굴이 자리한 해변에 도착했습니다.




해변에 서니 단용굴은 바로 눈에 들어오지 않습니다. 멀리 바위 뒷도 사람들의 실루엣만 어른거릴 뿐입니다. 그렇습니다. 바위를 넘어야만 단용굴로 닿을 수 있습니다. 바로 이 점 때문에 어른들이 찾아 오시기 힘든 곳입니다. 조심스레 바위를 오르며 단용굴로 향해 나아갑니다.


어렵게 단용굴(丹龍窟)에 도착했습니다. 이름처럼 '붉은 용'을 떠올리게 하는 붉은 빛 바위들이 눈에 들어 옵니다. 전해내려 오는 이야기에는 감포 마을을 지키는 용 한 마리가 이 굴에 살았다고 합니다. 마치 신령스런 용에게 기원이라도 하듯, 굴 안에는 놓여 있는 양초가 신비로운 분위기를 더합니다. 굴 안에서 바라보는 바다 풍경이 정말 압권입니다. 특히, 굴 입구에 걸터 앉아 바다를 배경으로 사진을 남기면, 한폭의 그림이 따로 없습니다. 전속모델을 데려오지 못한 것이 못내 아쉽습니다.ㅎ




단용굴을 즐긴 뒤, 헐레벌떡 사룡굴로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도착해보니 많은 사람들이 굴 안팎을 가득 메우고 있습니다. 전촌항에서 가까워, 접근이 용이한 탓이겠죠?ㅎ 사람들 틈에 끼어, 사진 찍을 순서를 기다리며 잠시 숨을 고릅니다.ㅎ




사룡굴은 네 개의 굴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옛날부터 동서남북의 방위를 지키는 네 마리 용이 이 곳에 살았다고 전해 내려입니다. 해변 쪽 입구에서 푸른 동해바다를 배경으로, 굴 내부 바위에 올라 사진을 담는 것이 핵심 포인입니다. 이번에도 여동생과 함께하려는 전속모델을 열심히 담아 봅니다. ㅎㅎ




사룡굴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낸 뒤 전촌항으로 돌아 왔습니다. 갈 때는 미처 몰랐는데, 돌아오는 길에 마주한 소나무들이 독특한 풍경을 만들어 냅니다. 재선충 병에 걸려 말라가는 모습이지만, 한편으론 지리산이나 한라산 고산 지대에서 말라죽은 구상나무를 보는듯 합니다. 그 모습은 묘하게도 쓸쓸하면서도 아름다운 풍경이었습니다.




사룡굴과 단용굴은 한 마디로 파도와 시간이 만들어낸 자연 걸작품입니다. 용과 관련한 전설을 품고 있어, 그 신비로움은 특별하게 다가옵니다. 특히 붉게 물든 동해 바다를 배경으로 사진을 남기면, 그 아름다움이 한층 더 빛납니다. 경주 감포항의 새로운 명소로 떠오르는 이 곳! 접근이 다소 어려운 단용굴은 차치하더라도 비교적 쉽게 다가갈 수 있는 사룡굴은 꼭 경험해 보세요. 사룡굴과 단용굴은 경주 감포 여행의 즐거움을 한층 풍성하게 채워줄 것입니다.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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