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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례로 보는 SNS

위기발생시 소셜담당자의 대응요령 10계명

by 이청득심 2012. 10. 23.

  아직도 많은 공직자와 지자체, 공공기관에서는 단문문자서비스인 'SMS'와 'SNS'를 혼동하고 있는 곳이 있지만, 소셜미디어에 대한 지자체 및 공공기관의 인식은 많이 개선되고 있다. 특히나 ‘소셜네크워크서비스’라는 한글은 이해못해도‘SNS'라는 용어는 지자체에서도 많이 일반화되어 가고 있다.

 

  하지만 지자체는 소셜미디어를 홍보, 소통이라는 과실에만 관심이 많을 뿐, 사실 '소셜미디어의 위기관리'에 대해서는 관심이 적은 편이다. 지난해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연세대학교에 의뢰하여 제작한 '공직자를 위한 SNS 사용 길라잡이'에서도 전체 53쪽의 내용중 '위기관리'에 대한 내용은 불과 1쪽에 지나지 않는다. 이렇듯 지자체나 공공기관의 '소셜미디어의 위기관리'에 대한 인식은 아주 미흡한 실정이다. 


  지자체가 여러가지 이유로 소셜미디어를 도입하여 운영하고 있지만, 부정적 여론, 위기적 상황등이 발생하였을 때, 부적절한 대응으로 인하여 사회적 이슈가 될 수 도 있기 때문에, 문의가 급증하거나 언론보도의 집중 대상이 될 때에는 소셜미디어는 보다 신중해져야 한다.

 

  그럼 소셜담당자들은 위기 발생시 어떻게 해야 할까? 

  그 간의 포스팅에서 이야기한 내용을 정리하여 나름의 행동요령을 정리하여 제시해 본다.

 

첫째. 반드시 모니터링하고 필요한 정보를 수집하여 핵심자료를 철저히 숙지하라.

 

둘째. 자신이 남긴 글을 함부로 지우지마라. 오히려 의혹을 증폭시킬 우려가 있다.


셋째. 소셜미디어 창구를 일원화하고 대응 메시지를 공유하여 그것을 바탕으로 대화하라. 효과적인 위기대응을 위해서는 빠른 의사결정과 공유체제를 만드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넷째. 대응자료를 가지고 침묵하라. '침묵'은 대응할 타이밍을 잡기 위한 수단이지 해결책이 아니다

 

다섯째. 침묵하는 많은 소셜이용자들을 감안하여 대화하고, 소셜이용자 전체를 속이려 하지마라.

 

여섯째. 성의 있게 답변하라. 주요 질문에 대해서는 모르겠다고 일관하지 말고 시간을 달라고

부탁한 후 담당부서에 확인하여 언론보도의 단초가 될 정보나 자료, 언어의 선택에 유의해서

성의 있게 답변하여야 한다.

 

일곱 번째. 어떤 것에도 추측하거나 단언, 확언하지 마라. 기관의 SNS 메시지는 언론 및

소셜 이용자들에게 직접 인용될 소지가 있기 때문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여덟 번째, 정확한 정보를 바탕으로 부정확한 정보들을 교정하여야 한다. 소셜이용자들이 명백히 잘못알고 있는 내용에 대해서는 증거나 자료를 이용하여 정중하게 반박하는 것이 좋다.

 

아홉 번째. 훈계 및 가르치려 하거나, 비아냥거리지 마라. 대화는 반드시 객관적이고 이성적인 논리를 대화하여야 한다.

 

열 번째. 감정적으로 대응하지 마라. 소셜이용자들의 비난이 심하게 느껴지더라도 욕을 들을 때는 쿨하게 듣는 것이 오히려 좋다.

 

   위에서 언급한 내용들은 소셜미디어를 운영하고 있는 지자체의 소셜담당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다. 기업체나 각급 공공기관의 경우 운영환경에 따라 다소 달라질 수 도 있겠다. 하지만 이중에서 가장 주의해야 하는 것은 바로 '감정의 관리'이다.

 

  담당자들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이용자들과 대화하고, 그 대화 속에서 보람을 찾으면서 업무의 핵심이 되기도 한다. 문제는 평소 즐겁고 행복한 대화를 나눴던 플랫폼에서 위기가 발생하면 단박에 비판과 비난, 심지어 욕설과 비아냥이 난무하는 곳으로 변해버리기도 한다. 이때 소셜담당자들에게는 이 상황이 심정적으로 참을 수 없는 고통이 되기도 한다.

 

  인터넷 특히 SNS는 ‘감정의 바다’라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감정'은 휘발성이 있는데, 대부분 하루만에 생성됐다 사라지기도 하지만, 혹자는 지속되는 기간을 3일 정도로 평가하기도 한다. 때문에 '감정'이 소멸되기 전에 개입해야 할 것인지, 개입하지 말아야 할 것인지는 오로지 담당자의 본능적인 판단에 따라 적절한 시기에 대처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는 것이다.

 

많은 지자체와 공공기관, 심지어 기업체에서도 이러한 소셜 이용자들의 '감정'의 휘발성 때문에 시간 끌기나 침묵이란 방법을 택하기도 하는데, 이러한 방법이 항상 유효한 것은 아니다. 더욱이 준비되지 않은 상태의 '단순 침묵'은 가장 위험하다. 시간 끌기나 침묵은 오히려 소셜이용자를 무시하고, 권위적인 모습으로 비쳐질 수 있기 때문에, 상당히 위험한 선택이 될 수 도 있는 것이다.

 

기본적으로 위기 발생 시 지자체의 담당자는 개인적 감정을 표현하지 않는 것이 옳다. 위기관리를 위한 메시지를 전달할 때 기존과 다른 이야기 톤과 매너는 소셜이용자들로 하여금 많은 어색함과 이질감을 줄 수 도 있다. 때문에 중요한 것은 위기 발생시 ‘감정’은 컨트롤의 대상이지, 표현의 대상이 아니라는 것을 명심하여 할 것이다..

 

< 사례 : 청소년이 아니시네요? >


  이 사례는 2011년 11월10일경! 인터넷을 뜨겁게 달구었던 사례이다. 당시 여성가족부에서는 청소년들의 인터넷 게임중독을 예방하기 위하여 자정부터 오전 6시까지 온라임 게임을 이용하지 못하게 강제 차단하는 ‘온라인게임 셧다운제’를 11월20일부터 시행한다고 공지하였다.

 

  민원인 'A'는 여성가족부의 페이스북에 "청소년들의 한 줌도 안 되는 여가와 행복추구권을 맘대로 침해하지마라~!! 하루 종일 공부에 시달리는 아이들의 미친 야자부터 셧다운 시키고 이 미친 짓거리 해보시지?"라고 남기게 된다.

 

  그러자 여성가족부의 소셜담당자는 민원인 'A'의 페이스북 프로필을 확인한 후 "청소년이 아니시네요??"라고 남긴 답글을 남기면서 파문이 일게 되었다. 여성가족부의 댓글을 본 많은 소셜이용자들은 "아 그렇구나. 청소년이 아니면 청소년 걱정하면 안되는구나", "청소년이 아니더라도 그 누가 이 법안에 공감하겠습니까? 저는 절대로 공감 못합니다", "청소년 아니면 청소년의 권리에 대해 말하지 말라는 건가요.. 이런 논리는... 처음본다!","링컨은 흑인이라서 노예제도에 반대했나요?", "자유민주주의 사회에서 내 권리만 쏘옥 지키면 된다 이거죠?" 등 반응을 보이며 거세게 비난하였다.

 

  비난이 일자 여성가족부 페이스북 담당자는 해당 글을 삭제했지만 누리꾼들의 분노는 좀처럼 가라앉지 않았고, 오히려 해당 글을 삭제한 처사에 대하여 "소통을 위해 만들었다는 페이스북 페이지. 그런데 자신들한테 불리한 말을 한다고 글을 지우는게 소통인가요?"라며 비난은 쉽게 줄어들지 않았다.



  사태가 심각해지자 여성가족부 대변인은 '청소년이 아니시네요??'라는 멘트만 보면 비난 받아 마땅하지만, 글을 올린 민원인 'A'와 셧다운제에 대해서 계속해서 논의하던 중 분위기가 격해지다보니 누그러뜨리고자 한 말이라며, 여성가족부 차원에서 공식적인 사과 해명을 하게 되었다.

 


 이 사례는 앞서 기술한 소셜담당자들의 위기 발생시 대응 요령중 많은 부분을 걸쳐 문제가 될수있다.

 

  가장 큰 문제는 담당자의 감정적 대응이다. 담당자는 감정적으로 좀 더 억제할 필요가 있었고, 멘트 역시 비아냥거리는 멘트를 사용하다 보니, 침묵하고 있던 대다수 소셜이용자들의 공감은 커녕 오히려 불만을 촉발시키는 결과가 되었다. 아울러 아무런 설명 없이 해당 글을 삭제함으로써, 여성가족부가 마치 큰 문제가 있는 듯 한 뉘앙스를 풍기게 되면서 사태는 더욱 커지게 되었고, 결과적으로 여성가족부에서는 공식 사과 성명을 발표하게 된 것이다.


 이렇듯 담당자의 감정적 대응 하나가 큰 사회적 이슈를 만들 수 있듯이 각급 기관의 소셜 담당자들은 해당 기관을 대표하는 온라인 대변인임을 명심하고 즉각적인 대응을 하되, 절대 경솔해선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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